경기도 화성 연쇄살인범의 살인 행위에 대한 한 형사의 추억을 담은 영화 <살인의 추억>
첫 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주조연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는구나, 구성이 탄탄한 영화구나, 웃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영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의 리뷰와 평론을 보고 다시 보았을 때, 과연 그렇구나라며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두번만 봤다면 짧은 나의 지식과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조합하여 이 영화를 평가했을 것이다. 이 영화를 세번 이상 본 것은 정말 나의 행운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치밀하다고 생각했고 감탄했던 부분은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와 변화이다. 감을 중시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시골의 전형적은 80년대 형사 역을 맡은 송강호와 서울에서 내려온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경찰 역을 맡은 김상경의 심리 변화는 그 중에서도 발군이다.
살인사건이 하나 둘 씩 진행되어 가고 주변의 사람들이 한 두명씩 살해되어 가면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단서들을 찾아 범인을 찾아 가지만 쉽사리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사건들은 두 주인공들을 옥죄어 온다. 그들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필연이자 숙명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연쇄살인사건은 그 둘을 바꾸어 놓는다. 너무 미치도록 잡고 싶었기에 이성적인 김상경은 점차 감을 중요시하며 감정을 앞세우게 되고, 송강호는 보다 이성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둘이 파트너로서 서로의 행위에 공명해서 그렇게 되었다면 이 둘의 심리 변화는 그리 특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둘의 심리가 변하게 되는 것은 이들이 정말로 미칠듯이 범인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 라는 이 영화의 유명한 명대사는 송강호의 애드립이라는 사실로 인해 더 유명해졌는데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바로 이 대사가 아닌가 한다. 유전감식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범인을 잡았다고 생각했었고 모든 정황들이 박해일이 범인인 것이 되었기에 감시를 하며 쫓고 있던 어느 날 날아온 한장의 편지에 담긴 그를 범인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김상경은 분노를 한다. 자신의 감과 모든 정황이 박해일이 범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범인을 정말 잡고 싶었기에 극단적인 폭력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마치 예전의 송강호가 그랬었을 것처럼. 그러는 김상경을 말리고 나서 박해일에게 던지는 송강호의 이 한마디의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
그 대사와 눈빛이 말해주고 있다. 너는 내가 정말 잡고 싶어했던 범인이라고. 미칠듯이 잡고 싶었던 범인이라고. 어느 리뷰에서 그 눈빛이 범인에 대한 동정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는데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그 눈빛이 범인에 대한 송강호의 무언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성적으로 변한 송강호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욕이자 심판이었던 것이다.




